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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고 나면 다 별거 아니다, 다만 지나온 사람이 할 수 있는 말 지나고 나면 다 별거 아니다. 이 말은 일이 끝난 뒤에야 할 수 있는 말이다.사원 시절에는 이 말이 잘 들리지 않았다. 눈앞의 일이 너무 크게 보였기 때문이다. 1. 하루 전체를 누르던 것들 그때는 하나의 보고, 하나의 실수, 하나의 평가가 하루 전체를 눌렀다.잘못되면 큰일이 날 것 같았고, 그 걱정을 안고 퇴근하는 날이 많았다. 누가 "별거 아니야"라고 말해도 위로로 들리지 않았다. 당사자가 아닌 사람의 가벼운 말처럼 느껴졌다. 2. 시간이 지나 보니 시간이 지나 보니 그 말이 틀리지 않았다. 그렇게 크던 일들 중 상당수는 지금 기억조차 흐릿하다.이십 년 넘게 일하면서 알게 된 것은 이것이다. 크게 느껴지는 것과 실제로 큰 것이 늘 같지 않다. 3. 바로 꺼내지 않는 이유 지금의 자리에서는 후배가 굳.. 2026. 10. 8.
별 보고 출근하고, 달 보고 퇴근하고 문득, 첫 월급을 받고 무엇을 했는지 생각해보려니, 월급보다 먼저 떠오르는 것이 있다. 별 보고 출근하고 별 보고 퇴근하던 날들이다. 한동안은 바빠서 통장을 확인할 틈도 없었다. 첫 월급의 기억을 꺼내려 했는데, 빨간 내복 선물이나 용돈이 떠오를 줄 알았는데 그 시절의 하루가 먼저 나왔다.월급은 일한 시간을 돈으로 바꾸어놓는다. 하지만 통장에 찍힌 숫자로는 그 시간을 다 설명할 수 없다. 아직 어두울 때 나가서 다시 어두워진 뒤 돌아오는 생활. 내게는 첫 월급보다 그 하루의 길이가 더 선명하게 남아 있다.사원으로 시작해 이십 년 넘게 일했고, 지금은 전문경영인의 자리에 있다. 그때와 지금을 이어 생각하면, 오래 일했다는 말 안에는 참 많은 하루가 들어 있다. 다만 그 하루들을 모두 성실함이나 열정이라는 .. 2026. 10. 7.
2027 비즈니스 트렌드 _ 가장 합리적인 수익 극대화의 출발점 제목: 2027 비즈니스 트렌드부제: 가장 합리적인 수익 극대화의 출발점 저자: 권기대출판: 베가북스출간: 2026년 9월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1764733&start=pcsearch_auto 2027 비즈니스 트렌드 | 권기대매년 주요 산업을 분석하고 투자의 기회와 위기를 전망해온 『비즈니스 트렌드』 시리즈가 4년째를 맞이했다. 해를 거듭할수록 전문가와 일반 독자들의 지지와 성원이 늘어나는 가운데, 다가오www.aladin.co.kr흐르는 강물 위에서, 나는 어디에 배를 댈 것인가9월 말 서점에 갔다. 아직 낮에는 반팔을 입는데, 매대에는 벌써 '2027'이 깔려 있었다. 트렌드 책이 나오는 시기가 해마다 조금씩 당겨진다. 달력.. 2026. 10. 7.
왜 관용은 늘 한쪽의 숙제여야 하는가 포용은 무장해제가 아니고, 정의는 망각이 아니다 한국 정치에는 오래된 비대칭이 있다. 어느 쪽이 권력을 잡으면 검찰·경찰·국세청·감사원 같은 사정기관의 칼끝이 반대편으로 향한다는 의혹이 되풀이된다. 다른 쪽이 권력을 잡으면 '통합'과 '화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먼저 쏟아진다. 진보 정부가 전임 정부의 과오를 따지면 '정치보복'이라 불리고, 보수 정부가 같은 일을 하면 '법과 원칙'이라 불린다. 같은 행위에 다른 이름이 붙는 이 언어의 비대칭은 과연 우연일까?우연이 아니다. 민주 진보 진영은 스스로 도덕을 정당성의 원천으로 삼아왔다. 독재에 맞선 역사, 인권과 절차에 대한 약속이 그들의 출생증명서였다. 그러니 세상은 그 증명서에 적힌 잣대를 그들에게 그대로 들이댄다. 보수는 성과로 평가받고, 진보는 품.. 2026. 10. 7.
국가대표 감독이 꿈이던 동기 국가대표 감독이 꿈이던 동기사회 초년시절 같이 공채로 입사한 동기 중에 국가대표 축구감독이 꿈이라는 친구가 있었다. 회사원의 꿈이라고 하기엔 어울리지 않아서, 그 말을 들으면 다들 웃었다. 사원 시절의 나도 그중 하나였다. 어딘가 엉뚱하다고만 생각했다.시간이 지나 돌아보니 그 엉뚱함이 오래 남았다. 우리는 대개 꿈을 말하지 않게 된다. 말해봐야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그 친구는 달랐다. 이루어질지 따지기 전에 먼저 말하는 사람이었다.지금은 사람을 봐야하는 자리에 앉아 있다. 그러다 보면 이력서에 적힌 것과 책상에서 보이는 것만 보게 된다. 그 사람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꿈꾸는지는 점점 묻지 않게 된다. 그 친구를 떠올리는 건 아마 그래서일 것이다.반대편의 생각도 해본다. 꿈이 있.. 2026. 10. 6.
진짜 쉼에 관하여 어린시절의 쉼은 단순했다. 일이 없는 날이 쉬는 날이었다. 출근하지 않으면 쉬는 것이고, 연휴가 길면 잘 쉬는 것이라고 믿었다.시간이 지나 알게 된 것이 있다. 몸이 회사 밖에 있어도 머리는 책상 앞에 앉아 있을 수 있다. 쉬는 날에도 마음이 일을 놓지 못하면, 그것은 일하지 않는 날일 뿐 쉬는 날은 아니다.그래서 진짜 쉼이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일까. 아니면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일까. 어쩌면 쉼은 쉬는 시간이 아니라 쉬는 상태에 가까운지도 모른다. 해야 할 일의 목록이 머릿속에서 잠시 조용해지는 상태 말이다.반대의 생각도 해본다. 일을 놓지 못하는 것이 책임감의 다른 얼굴일 수 있다. 쉬지 못하는 자신을 탓하는 일이 또 하나의 일이 되어버릴 수도 있다. 쉬지 못하는 날은 그것대.. 2026. 10.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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