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나고 나면 다 별거 아니다.
이 말은 일이 끝난 뒤에야 할 수 있는 말이다.
사원 시절에는 이 말이 잘 들리지 않았다. 눈앞의 일이 너무 크게 보였기 때문이다.
1. 하루 전체를 누르던 것들
그때는 하나의 보고, 하나의 실수, 하나의 평가가 하루 전체를 눌렀다.
잘못되면 큰일이 날 것 같았고, 그 걱정을 안고 퇴근하는 날이 많았다.
누가 "별거 아니야"라고 말해도 위로로 들리지 않았다. 당사자가 아닌 사람의 가벼운 말처럼 느껴졌다.
2. 시간이 지나 보니
시간이 지나 보니 그 말이 틀리지 않았다. 그렇게 크던 일들 중 상당수는 지금 기억조차 흐릿하다.
이십 년 넘게 일하면서 알게 된 것은 이것이다.
크게 느껴지는 것과 실제로 큰 것이 늘 같지 않다.
3. 바로 꺼내지 않는 이유
지금의 자리에서는 후배가 굳은 얼굴로 들어올 때 이 말이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바로 꺼내지는 않으려 한다.
그 사람에게는 지금이 가장 큰 순간이기 때문이다.
먼저 무슨 일인지 듣고, 어디까지가 문제인지 같이 정리한 다음에야 말할 수 있다.
4. 이 말의 위험한 면
이 말에는 위험한 면도 있다. 별거 아니라는 말이 책임을 가볍게 만드는 데 쓰일 수 있다.
정말 큰 일을 별거 아니라고 넘기면, 그것은 여유가 아니라 방치다.
지나고 나서 별거 아니었던 것과, 지나기 전에 별거 아니라고 단정하는 것은 다르다.
5. 결론이 아니라 결과로
그래서 나는 이 말을 결론이 아니라 결과로 대하려 한다.
일을 제대로 마친 사람만이 "별거 아니었다"고 말할 자격이 있다.
그 말은 일을 대충 해도 된다는 뜻이 아니라, 끝까지 해냈기에 할 수 있는 말이다.
6. 후배에게 해주고 싶은 말
지금 크게 느껴지는 것을 작게 여기라는 말은 하지 않겠다. 대신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지금의 무게는 진짜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그 무게는 달라질 것이다.
지나고 나면 다 별거 아니다.
다만 그 말은, 지나온 사람이 지나가는 사람에게 건넬 때 비로소 힘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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