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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고 생각하기

승려와 수수께끼 - 성공을 위해선 두려워 말고 부딪혀라!

by SSODANIST 2026. 3.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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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승려와 수수께끼

원제 : The Monk and the Riddle: The education of a silicon vally enterpreneur

부제: 성공을 위해선 두려워 말고 부딪혀라! 
저자: 랜디 코미사

옮긴이: 신철호

출판: 이콘

출간: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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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려와 수수께끼 | 랜디 코미사

실리콘밸리의 철학자이자 벤처투자가인 랜디 코미사가 들려주는 진정한 창업 이야기. 창업 지망생 레니의 이야기를 듣고, 조언해주고, 변화시켜가는 모습을 담았다. 정말 하고 싶은 일이 무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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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려와 수수께끼』— 당신은 지금 원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까?


어떤 책은 가끔 다시 읽고 싶을 때가 있다. 바로 이책도 그렇다.
책 앞에 앉아 제목을 다시 읽었다. 승려와 수수께끼. 선불교 공안(公案) 같기도 하고, 어린 시절 수수께끼 놀이를 떠올리게도 하는 이름이다. 실리콘밸리 벤처투자자가 쓴 창업서치고는 묘하게 동양적인 향기가 난다.

책은 서두부터 수수께끼로 시작한다. 랜디 코미사가 미라마르의 한 도로에서 오토바이를 몰다 만난 승려가 이런 질문을 던진다. "달걀을 3피트 위에서 떨어뜨리되, 깨지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독자는 그 답을 한참 후에야 알게 된다. 달걀이 깨지지 않으려면, 3피트 아래로 떨어뜨리는 게 아니라 4피트 위에서 놓으면 된다. 처음 3피트는 공중에서 떨어지되 땅에는 닿지 않는다. 발상의 전환이라는 말로는 부족한, 질문 자체를 다시 묻는 행위다.

이 수수께끼는 책 전체를 관통하는 은유다. 우리는 창업을 한다고 말하면서도, 사실은 창업이라는 그릇에 '돈을 버는 일'을 담는다. 랜디는 묻는다. 그 그릇을 조금 더 높은 곳에서 놓아보면 어떻겠냐고.


책의 구조는 독특하다. 장례용품 쇼핑몰 창업을 꿈꾸는 레니라는 청년이 랜디를 찾아와 사업계획을 설명하고, 랜디는 그 이야기를 들으며 조용히 질문을 던진다. 강의도 아니고 설교도 아니다. 소크라테스가 아고라 한복판에서 했을 법한 대화다. 렌니의 사업계획은 나쁘지 않다. 시장도 있고, 수요도 있다. 그런데 랜디의 질문은 계속 사업 바깥을 향한다. "그 일을 하면 당신은 기쁩니까?" "지금 당장 내일 생이 끝난다면, 오늘을 후회 없이 살았다고 말할 수 있습니까?"

나는 이 대목에서 잠시 책을 덮었다. 20년 넘게 숫자와 전략과 조직을 다루며 살아온 사람으로서, 이 질문이 불편하게 가슴에 걸렸다. 그 불편함이 이 책의 진짜 가치라는 걸 나중에야 알았다.


랜디는 사람들이 대부분 '미뤄놓은 인생 설계'를 따라 산다고 지적한다. 1단계에서 해야 할 일을 다 하고, 돈을 충분히 벌고, 그다음에야 하고 싶은 일을 하겠다는 설계.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야기다. 문제는, 1단계가 끝나는 날이 오지 않거나, 설령 온다 해도 2단계를 시작할 체력과 열정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에픽테토스는 말했다. "나를 막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내가 스스로를 막지 않는다면." 랜디 코미사는 이 스토아적 통찰을 실리콘밸리의 언어로 번역한 셈이다. 그는 의지와 열정을 구별한다. 의지는 떠밀리는 것이고, 열정은 자신과 일치되는 일을 할 때 느끼는 유대감이라고. 의지로 버티는 창업가와 열정으로 달리는 창업가는, 같은 시간을 써도 전혀 다른 사람이 된다.


물론 이 책이 낭만주의적 이상론만을 이야기하는 건 아니다. VC가 기업을 평가하는 세 가지 기준, 시장의 규모와 방어 가능성, 실행 가능성에 대한 현실적인 설명도 빠지지 않는다. 레니의 사업계획을 VC 앞에서 발표하는 장면은 창업 입문서로도 손색이 없다. 2000년에 처음 출간된 책이지만, TiVo와 WebTV 같은 시대의 유물을 걷어내면 그 안의 조언은 여전히 살아있다.

그러나 책이 진정으로 남기는 것은 실용적인 팁이 아니다. "당신은 무엇을 위해 일합니까"라는 질문이다. 랜디 코미사가 '가상 CEO'라는 별명을 얻은 건, 숫자보다 방향을 먼저 물었기 때문이다. 어떤 창업가들은 그 질문이 귀찮았을 것이고, 어떤 이들은 그 질문 하나로 인생이 바뀌었을 것이다.


나는 오늘도 5분을 달리고 5분을 썼다. 이 작은 습관을 지속하는 힘이 어디서 오는지, 랜디의 언어를 빌리자면 나는 안다. 그것이 의지가 아니라 열정에 가깝기 때문이다. 달리고 쓰는 행위가 나를 나이게 하는 무언가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승려의 수수께끼는 결국 이것이다. 당신이 가고자 하는 목적지를 조금 더 높은 곳에서 바라볼 수 있다면, 지금 발 아래 막힌 3피트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달걀을 깨지 않는 방법은, 더 높이 올라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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