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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고 생각하기

어떻게 살아낼 것인가 서평·요약 | 짐 콜린스가 말하는 절벽, 안개, 그리고 개인의 고슴도치

by SSODANIST 2026. 10.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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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줄 요약: 절벽은 누구에게나 온다. 남은 질문은 "어떻게 버틸까"가 아니라 "무엇을 지을까"다.
이런 분께 추천: 커리어 전환점에 선 분, 큰 성취 뒤 공허를 느끼는 분, 은퇴 이후가 막막한 40~50대 직장인
핵심 개념: 개인의 고슴도치, 절벽과 안개, 유능함의 저주, 돈의 화살표 뒤집기

 

「어떻게 살아낼 것인가」 책 정보

제목 어떻게 살아낼 것인가
부제 안개, 절벽, 그리고 내면의 불꽃
원제 What to Make of a Life: Cliffs, Fog, Fire and the Self-Knowledge Imperative
저자 짐 콜린스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저자)
옮긴이 고영훈, 윤영호
출판 / 출간 필름(Feelm) / 2026년 7월
분량 508쪽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97822311


어떻게 살아낼 것인가 서평: 절벽은 피할 수 없다, 남은 질문은 무엇을 지을 것인가다

짐 콜린스, 《어떻게 살아낼 것인가》 (원제: What to Make of a Life)

 

1. 명함을 내려놓은 자리에서

스무 해 넘게 조직에서 일하면서 명함이 여러 번 바뀌었다. 업종이 바뀌었고, 직함이 바뀌었고, 함께 일하는 사람이 바뀌었다. 그때마다 사람들은 "이번엔 뭐 하세요?"라고 물었다.

그런데 정작 나 자신에게 던져야 했던 질문은 따로 있었다. "그래서 나는 이 삶으로 무엇을 만들고 있는가."

 

짐 콜린스는 평생 기업을 연구한 사람이다. 어떤 회사는 좋은 회사에서 위대한 회사가 되고, 어떤 회사는 무너진다. 그는 그 차이를 비교하고 분석해 왔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연구의 단위를 회사에서 한 사람의 생애로 옮겼다.

 

원제를 직역하면 '한 삶을 무엇으로 만들 것인가'에 가깝다. 한국어판 제목 《어떻게 살아낼 것인가》의 '살아낸다'는 말에는 버텨낸다는 뉘앙스가 실려 있다. 다 읽고 나니 원제와 번역 제목 사이의 간격이 이 책의 주제처럼 느껴졌다.

 

삶은 견디는 것이면서 동시에 짓는 것이다.

 

2. 핵심 내용 요약: 고슴도치, 절벽, 그리고 안개

콜린스는 이 책을 자기계발서가 아니라 '자기 인식의 책'이라고 못 박는다. 어떻게 살라고 처방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그가 10년 동안 한 일은 비슷한 절벽을 만난 두 사람을 나란히 놓고, 이후 그들이 어떤 선택을 했는지 비교하는 것이었다. 그룹이 해체된 두 록 뮤지션이 있고, 스캔들로 무너진 두 공인이 있다. 평생의 목표였던 여성 참정권을 이룬 뒤 "이제 뭘 하지?"라는 물음 앞에 선 두 운동가도 있다. 기업 연구에서 쓰던 짝 비교 방법을 개인의 삶에 그대로 가져온 셈이다.

 

책 전체를 관통하는 주장은 세 가지로 압축된다.

 

첫째, 삶에는 중심이 될 '개인의 고슴도치'가 있다. 콜린스는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의 고슴도치 개념을 개인에게 옮긴다. 기준은 세 가지다.

  • 내가 그 일에 맞게 타고났는가.
  • 돈이 목적이 아니라 그 일을 위한 연료가 되는가.
  • 내면의 불이 그곳에 모이는가.

 

둘째, 절벽은 누구에게나 온다. 질병, 실직, 은퇴, 사별이 그렇다. 그리고 의외로 큰 성공도 절벽이 된다. 콜린스가 이 질문을 품게 된 계기는 아내 조앤이었다. 철인3종 세계챔피언이었던 그녀는 부상으로 선수 생활을 끝내며 죽어가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셋째, 절벽 뒤에는 대개 안개가 온다. 열심히 걷고 있는데도 길을 잃은 것 같은 시기다. 콜린스는 안개를 실패의 증거로 보지 않는다. 오히려 삶의 정상적인 국면으로 본다. 그래서 안개를 당장 거창한 인생 계획으로 걷어낼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필요한 것은 다음 한 걸음이다.

 

3. 인상 깊은 대목: '그' 소명이 아니라 '하나의' 소명

이 책에서 가장 오래 붙들고 있던 생각은 고슴도치가 하나가 아닐 수 있다는 점이었다. 콜린스는 평생 하나의 고슴도치에 머문 삶과, 두 번째 세 번째 고슴도치로 옮겨간 삶을 함께 보여준다.

 

우리는 흔히 '천직'을 단 하나의 정답처럼 말한다. 그래서 그 정답을 놓쳤다고 느끼는 순간 삶 전체가 틀린 것처럼 느낀다. 하지만 타고난 기질이 같아도, 그것을 담을 그릇은 삶의 단계마다 달라질 수 있다. 나는 이것을 위로라기보다 정확한 관찰로 읽었다.

 

4. 매클린톡과 호퍼: 남의 성공담이 내 공식이 될 수 없는 이유

두 번째로 오래 남은 것은 매클린톡과 호퍼의 대비다. 한 사람은 혼자 몰입할 때 빛났고, 다른 한 사람은 사람을 통해 일할 때 빛났다. 둘 다 자기 분야에서 큰 성취를 이뤘지만 일하는 방식은 정반대였다.

 

콜린스는 그래서 남의 성공담을 내 삶의 공식으로 삼지 말라고 한다. 리더십 강의와 성공 사례가 넘쳐나는 시대에 꽤 단호한 경고다. "저 사람처럼 하면 된다"는 말이 왜 자주 실패하는지, 이 대비만큼 명료하게 보여주는 사례도 드물다.

 

5. 유능함의 저주란?

동의하면서도 불편했던 개념도 있다. '유능함의 저주'다. 잘하니까 계속 맡게 되고, 맡으니까 더 잘하게 되고, 그렇게 내 불과는 상관없는 일에서 점점 성공해 가는 순환을 말한다. 조직에서 오래 일한 사람이라면 이 개념 앞에서 잠시 멈추게 될 것이다.

 

성과가 나고 있다는 사실이, 내가 맞는 곳에 있다는 증거는 아니다.

 

6. 이 책이 나에게 묻는 것: 성공의 안개, 은퇴의 안개

나는 이 책을 중년의 책으로 읽었다. 콜린스가 말한 네 가지 안개 중에 '성공의 안개'와 '은퇴의 안개'는 특히 한국의 40~50대 직장인에게 낯설지 않다. 목표했던 자리에 오른 뒤의 공허가 있다. 그리고 생각보다 일찍 찾아오는 퇴직 이후의 막막함이 있다.

 

우리는 그 시기를 개인의 나약함이나 준비 부족으로 해석하는 데 익숙하다. 콜린스의 관찰이 맞다면 그것은 탁월했던 사람들조차 피하지 못한 일이다.

 

책을 읽으며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은 세 가지였다.

  1. 지금 하는 일에서 나는 타고난 방식대로 일하고 있는가, 아니면 잘한다는 이유로 계속하고 있는가.
  2. 내게 돈은 연료인가, 목적지인가.
  3. 지금 내가 겪는 혼란은 실패의 신호인가, 아니면 다음 장으로 넘어가는 안개인가.

 

답이 바로 나오지는 않았다. 다만 질문의 방향이 바뀌었다.

 

"어떻게 버틸까"에서 "무엇을 지을까"로.

 

맞는 일에도 '스트레스와 고역의 세금'이 붙는다는 콜린스의 말도 위안이 되었다. 고단하다고 해서 잘못 선택한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그 세금을 낼 만큼 불이 타고 있느냐다.

 

7. 아쉬운 점: 절벽 아래의 평범한 삶

비판적으로 읽어야 할 지점도 분명하다.

 

첫째, 표본의 문제다. 이 책이 분석한 사람들은 대부분 작가, 과학자, 운동선수, 리더처럼 이미 탁월함을 증명한 이들이다. 이런 선별된 표본으로 '절벽 없는 삶은 없다'는 주장을 보편적으로 입증하기는 어렵다. 더 근본적인 질문도 남는다. 절벽에서 끝내 다시 일어서지 못한 수많은 평범한 삶은 이 프레임 안 어디에 있는가. 생존자의 이야기로 회복의 법칙을 말할 때 늘 따라붙는 한계다.

 

둘째, 경제적 조건이다. '돈의 화살표를 뒤집는다'는 말은 아름답지만, 그것이 가능하려면 최소한의 여유가 먼저 있어야 한다. 콜린스 스스로도 경제적 불평등이 이 정렬을 어렵게 만든다고 인정하고, 점진적으로 다가가라고 조언한다. 하지만 자녀 교육비와 부모 부양이 겹치는 한국의 중년에게 그 '점진'은 생각보다 훨씬 긴 시간일 수 있다.

 

셋째, '타고났다(encoded)'는 표현이 주는 뉘앙스다. 콜린스는 이것을 경험을 통해 발견되는 지속적 역량으로 설명한다. 그런데도 단어 자체가 주는 고정성은 지울 수 없다. 사람은 환경과 훈련으로 생각보다 많이 변한다. '내가 무엇에 맞게 타고났는가'를 묻는 일이 자칫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라는 자기 제한으로 흐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넷째, 짝 비교 방법은 차이를 드러내 주지만 인과를 증명하지는 않는다. 두 사람이 다른 길을 간 이유에는 선택만큼이나 운과 관계와 시대가 섞여 있다. 콜린스도 운의 역할을 다루고 있지만, 독자는 그 사례들을 교훈보다는 거울로 읽는 편이 안전하다.

 

이런 한계가 책의 가치를 지우지는 않는다. 다만 이 책을 정답의 지도가 아니라 질문의 도구로 써야 하는 이유가 된다. 콜린스가 처음부터 처방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도 아마 이 때문일 것이다.

 

8.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와 비교하면

구분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어떻게 살아낼 것인가
연구 대상 기업 한 사람의 생애
연구 방법 짝 비교 짝 비교 (비슷한 절벽을 만난 두 사람)
핵심 개념 고슴도치 개념 개인의 고슴도치, 절벽, 안개
핵심 질문 좋은 회사는 어떻게 위대한 회사가 되는가 한 삶을 무엇으로 만들 것인가

 

9. 책을 덮은 뒤 남은 것

이 책이 나에게 남긴 것은 방법론이 아니라 태도에 가깝다. 절벽을 피하려 애쓰기보다, 절벽이 왔을 때 나를 얼마나 알고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것. 그리고 안개 속에서는 인생 전체의 설계도 대신 다음 한 걸음을 정하면 된다는 것.

 

기업의 흥망을 연구하던 사람이 결국 "한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질문에 도착했다는 사실 자체가 하나의 메시지처럼 읽힌다. 조직을 이끄는 일과 한 사람으로 잘 사는 일은 생각보다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

 

이런 분께 추천합니다

이 책은 커리어의 전환점에 선 사람에게 권하고 싶다. 큰 성취 뒤에 이상한 공허를 느끼는 사람, 은퇴 이후를 막연하게만 그려 온 사람에게도 권한다. 무엇보다 지금 안개 속에 있다고 느끼는 사람에게 권하고 싶다.

 

길을 알려주지는 않지만, 길을 잃은 것이 내 잘못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정직하게 보여주는 책이다.

 


 

지금 당신은 절벽 앞에 있나요, 안개 속에 있나요? 댓글로 함께 나눠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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