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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고 생각하기

최신 인공지능: 쉽게 이해하고 넓게 활용하기

by SSODANIST 2026. 5.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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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목: 최신 인공지능
  • 원제 : 圖解入門 最新人工知能がよ~くわかる本
  • 부제: 쉽게 이해하고 넓게 활용하기 
  • 저자: 고자키 요지
  • 옮긴이: 김현옥
  • 저판: 위키북스
  • 출간: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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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 인공지능: 쉽게 이해하고 넓게 활용하기 | 칸자키 요지

인공지능을 초보자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한 책이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인공지능을 이해하고 비즈니스 관점에서 최신 동향을 파악하여 앞으로 어떻게 응용하고 대응해 나갈 것인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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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의 미래, 오늘의 현실


책장 한구석에서 '최신 인공지능: 쉽게 이해하고 넓게 활용하기' 라는 제목의 책을 발견했다. 2017년 봄 출간된  이 책은 표지가 조금 바랬지만 내용만큼은 선명하다. 아니, 어쩌면 지금이야말로 이 책의 내용이 가장 선명하게 읽히는 시절일지도 모른다. 오래된 지도를 손에 쥐고 이미 도착한 도시를 내려다보는 느낌이랄까. 길은 맞았다. 다만 이렇게 빨리 도착할 줄 몰랐을 뿐이다.


이 책을 처음 손에 쥔 건 지금으로부터 약 10년 전이다. 당시 나는 운이 좋았다. 함께 일하던 CTO와 CPO, 두 분 모두 미국 유수의 대학에서 인공지능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사람들이었다. 비즈니스를 책임지는 자리에 있으면서도 나는 늘 기술의 언어를 배우고 싶었다.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하더라도, 적어도 그 방향만큼은 읽을 줄 알고 싶었다. 그래서 세상 돌아가는 일에 유독 눈이 밝았던 나는 그중 한 분께 조심스레 부탁을 드렸다. "비전공자가 읽기 좋은 AI 책 한 권만 추천해 주시겠어요?" 그렇게 건네받은 책이 바로 이것이었다.


당시 책을 읽으며 나는 묘한 감각을 느꼈다.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꺾은 것이 불과 1년 전이었고, 세상은 마치 무언가 거대한 것이 잠에서 깨어난 듯한 흥분에 싸여 있었다. 챗봇이 쇼핑몰에서 취향을 묻고, 자율주행차가 도로를 달리고, 인공지능이 의료 진단을 돕는다는 이야기들이 책 속에 가득했다. IBM 왓슨이 암을 진단하고, 구글이 이미지를 스스로 인식하고, 아마존 알렉사가 음성으로 일상을 보조한다는 내용이 혁명처럼 서술되어 있었다. 머신러닝, 신경망, 딥러닝이라는 단어들이 낯설고 무거웠다. "언젠가는 이런 세상이 오겠구나."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책을 덮었다.


그 '언젠가'가 이렇게 빨리 올 줄은 몰랐다.
이제 나는 매일 AI와 대화한다. 글을 다듬고, 아이디어를 검토하고, 복잡한 데이터를 정리한다. 10년 전 책 속에서 먼 미래처럼 그려지던 인공지능 비서는, 지금 내 스마트폰 안에, 내 노트북 화면 안에 살고 있다. IBM 왓슨의 이름을 빌려 설명하던 자연어 처리 기술은 이미 GPT라는 이름으로 수억 명의 일상 속에 들어와 있다. 책에서 '미래의 가능성'으로 소개되던 것들이, 이제는 '오늘의 기본값'이 되었다. 더 놀라운 것은, 이 기술을 이해하기 위해 더 이상 박사학위가 필요하지 않다는 점이다. 10년 전 나는 전문가에게 책을 추천받아야 겨우 입문할 수 있었다. 지금은 누구든 AI에게 직접 물어볼 수 있다.


신기한 것은 책이 틀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방향은 맞았다. 다만 속도를 가늠하지 못했을 뿐이다. 책은 2017년 당시의 최신 기술을 정성껏 나열했지만, 그 기술들이 단 몇 년 만에 일상이 될 것이라고는 감히 쓰지 못했다. 어쩌면 그것이 기술 변화의 본질인지도 모른다. 우리는 방향은 어렴풋이 알아도, 그 속도 앞에서는 언제나 무방비 상태다. 지수적 성장이라는 말이 있다. 처음에는 더디게 보이다가 어느 순간 폭발적으로 치솟는 곡선. 10년 전 우리는 그 곡선의 초입에 서 있었고, 지금 우리는 그 가파른 경사면 위에 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다. 인공지능 앞에서 강산은 세 번도 더 바뀐 셈이다. 이 책이 소개하는 기업들의 면면을 보면 더욱 실감이 난다. 당시 AI 연구의 최전선으로 소개되던 IBM,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의 이름은 여전하지만, 그들이 하는 일의 깊이와 범위는 책이 상상하던 것과 비교조차 되지 않는다. 그리고 그 사이, 책에는 아직 이름도 없던 수많은 플레이어들이 등장했다. OpenAI, Anthropic, Perplexity... 세상은 책보다 언제나 빠르다.


책을 다시 펼치며 나는 두 가지 감정이 교차함을 느꼈다. 하나는 경이로움이다. 그 시절 전문가들조차 '언젠가'라는 단어로 감쌌던 것들이 현실이 되었다는 사실. 나란히 앉아 일하던 두 박사가 그토록 공들여 설명해 주던 머신러닝의 원리가, 이제는 초등학생도 접하는 시대가 되었다는 사실. 다른 하나는 경계심이다. 지금 내가 '언젠가'라고 말하는 것들은 또 얼마나 빨리 현실이 될까. 나는 과연 그 속도를 따라가고 있는가. 아니면 다시 10년 후 또 다른 책을 꺼내 들며 "이렇게 빠를 줄 몰랐다"고 말하고 있을까.


이 책을 처음 읽을 때 나는 독자였다. 이제 다시 읽으며 나는 목격자가 되었다. 그리고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10년 후, 지금의 나는 어떤 목격자가 되어 있을까. 그때 나는 어떤 책을 꺼내 들고, 어떤 표정으로 과거를 돌아보고 있을까. 아마 그때도 나는 "이렇게 빨리 올 줄 몰랐다"고 말하고 있을 것이다. 인간은 속도에 좀처럼 익숙해지지 못하는 존재인지도 모른다.


속도는 멈추지 않는다. 하지만 그 속도에 휩쓸리지 않으려면, 이렇게 가끔은 멈춰 서서 10년 전의 책 한 권을 다시 읽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변화의 속도를 좇는 것도 중요하지만, 변화가 어디서 시작되었는지를 기억하는 것도 그만큼 중요하다. 빠름 속에서 느림을 찾는 것, 미래를 이야기하면서도 과거의 지혜를 놓지 않는 것. 그것이 어쩌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필요한 가장 오래된 새로운 지혜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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