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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도 어제와 같았다. 눈을 뜨자마자 가슴이 답답했다. 어제보다 조금 덜하지만 여전했다. '이틀째구나.' 일어나기 싫었다. 이불 속이 안전했다. 하지만 일어났다. 출근해야 하니까. 가장이니까.
샤워하면서 생각했다. 48세 가장. 공황장애. 80일간 버텼는데 다시 왔다. 하지만 회사는 가야 한다. 돈은 벌어야 한다. 아들 교육비, 집 대출, 부모님 용돈. 멈출 수 없다. 아프든 말든. 무서우든 말든.
출근길 지하철, 어제보다 조금 나았다. 호흡법을 썼다. 천천히, 깊게. 사람들을 봤다. 다들 자기 고민이 있겠지. 나만 힘든 게 아니겠지. 그래도 다들 출근한다. 버틴다. 나도 버틴다.
회사에서 업무를 했다. 집중이 안 됐지만 했다. 메일에 답장하고, 보고서 쓰고, 회의하고. 평소의 절반 속도였지만 했다. 완벽하지 않았지만 했다. 점심시간, 동료가 물었다. "괜찮아? 안색이 안 좋은데." "괜찮아. 좀 피곤해서." 거짓말이었다. 하지만 말할 수 없었다. 약해 보이면 안 되니까.
오후 3시쯤 화장실에 갔다. 거울을 봤다. 48세 남자. 피곤한 얼굴. 공황장애 환자. 하지만 버티고 있다. 81일째. 어제 무너질 뻔했지만 오늘도 여기 있다. 멋지지는 않지만 버티고 있다.
퇴근 후 집에 왔다. 아들이 반겼다. "아빠!" 안아줬다. 무거운 몸을 이끌고. 아내가 저녁을 차렸다. 먹었다. 맛은 잘 모르겠지만. 가족과 대화했다. 오늘 있었던 일, 아들 학교 이야기. 귀에 잘 안 들어왔지만 들었다. 고개를 끄덕였다. 웃었다. 버텼다.
밤, 달리기를 하지 못했다. 몸이 너무 무거웠다. 81일 중 처음으로 달리기를 거른 날. 하지만 글은 썼다. 이렇게. 떨리는 손으로. 버티는 용기. 무너지지 않고 서 있는 용기. 멋지지 않아도, 강하지 않아도, 그냥 버티는 것. 48세 가장이 할 수 있는 것. 오늘 나는 그것을 했다.
🌱 윈스턴 처칠 - "지옥을 지나갈 때는 계속 가라"
저녁, 처칠의 말을 떠올렸다. "If you're going through hell, keep going (지옥을 지나가고 있다면 계속 가라)." 2차 세계대전. 영국이 독일에 폭격당했다. 매일. 처칠은 항복하라는 압박을 받았다. 하지만 버텼다. "We shall never surrender (우리는 결코 항복하지 않을 것이다)."
48세의 나는 전쟁터에 있지 않다. 하지만 내 안에서 전쟁 중이다. 공황과. 불안과. 두려움과. 매일 싸운다. 81일째. 어제 크게 밀렸다. 오늘도 밀리고 있다. 하지만 항복하지 않는다. 버틴다. 처칠처럼. 계속 간다.
멋지게 이기는 게 아니다. 그냥 무너지지 않고 서 있는 것. 비틀거려도, 쓰러질 것 같아도, 한 발씩 내딛는 것. 처칠은 그렇게 영국을 지켰다. 나는 그렇게 나를 지킨다. 오늘도.
💪 버티지 못했던 순간들
노트를 펼쳐 내가 버티지 못하고 무너졌던 순간들을 적었다. 30대 초반, 사업 실패. 6개월 만에 포기했다. 버티지 못했다. 조금만 더 버텼으면 됐는데. 무너졌다.
40대 초반, 관계가 어려울 때. 버티지 못하고 도망쳤다. 대화를 피했다. 문제를 회피했다. 버티는 게 너무 힘들어서. 결국 관계가 더 나빠졌다.
1년 전 공황장애 초기. 버티려 했다. "괜찮아, 이겨낼 거야." 하지만 6개월간 버티지 못하고 약에 의존했다. 전문가의 도움 없이 혼자 버티려다 더 악화됐다.
하지만 6개월 전부터는 다르게 버텼다. 달리기로, 글쓰기로, 가족과 함께. 81일간 버텼다. 어제 크게 흔들렸지만 오늘도 버티고 있다. 무너지지 않았다. 아직.
🏃♂️ 오늘의 달리기 - 못한 날
오늘은 달리지 못했다. 81일 중 처음. 아침에 나가려 했다. 옷도 입었다. 신발도 신었다. 하지만 문 앞에서 멈췄다. 몸이 움직이지 않았다. '오늘은 안 되겠다.' 들어왔다.
죄책감이 밀려왔다. '81일을 했는데', '하루만 더 버티면 되는데', '나약해'. 하지만 인정했다. 오늘은 안 된다. 억지로 하다가 더 무너질 것 같다. 쉬는 것도 버티는 방법이다. 내일 다시 하면 된다.
6개월 넘게 달렸다. 하루 쉬어도 괜찮다. 완벽하게 버틸 필요는 없다. 오늘은 다른 방식으로 버틴다. 출근해서, 일해서, 가족과 시간 보내서. 그것도 버티는 것이다.
🌙 저녁의 버티기
밤 9시, 노트에 "오늘 어떻게 버텼는가"를 적었다.
오늘 버틴 것들:
- 출근했다 (가고 싶지 않았지만)
- 일했다 (집중 안 됐지만)
- 동료와 대화했다 (힘들었지만)
- 저녁 먹었다 (맛 없었지만)
- 가족과 시간 보냈다 (지쳤지만)
- 글 쓰고 있다 (떨리지만)
버티지 못한 것:
- 달리기 (너무 힘들었다)
- 완벽한 업무 (절반밖에 못 했다)
- 밝은 표정 (우울했다)
내일 버틸 방법:
- 아침에 일어난다 (다시)
- 출근한다 (또)
- 달린다 (시도한다)
- 글 쓴다 (82일째)
- 포기하지 않는다 (계속)
적으면서 깨달았다. 버티는 것은 멋지지 않다. 힘들고, 지치고, 추하다. 하지만 필요하다. 무너지지 않기 위해. 계속 가기 위해.
☕️ 48세 가장, 버티는 삶
침대에 누워 생각했다. 48세 가장의 삶은 버티는 것이다. 회사 다니는 것, 돈 버는 것, 가족 부양하는 것. 다 버티기다. 멋있어서 하는 게 아니다. 해야 해서 한다. 좋아서가 아니라 책임이니까.
공황장애도 버티는 것이다. 완벽하게 극복하는 게 아니다. 증상이 와도, 무서워도, 버티는 것이다. 81일간 버텼다. 어제 무너질 뻔했지만 오늘도 버티고 있다. 멋지지 않다. 하지만 해내고 있다.
19일이 남았다. 버틸 수 있을까. 모르겠다. 하지만 내일도 일어날 것이다. 81일을 버텼으니까. 19일도 버틸 수 있다. 아마도. 처칠처럼. 지옥을 지나가며 계속 가면서.
✨ 버티는 법
노트에 실천 방법을 적었다.
첫째, "하루씩". 19일을 한 번에 버틸 수 없다. 오늘만 버틴다.
둘째, "작게". 큰 것을 버틸 수 없으면 작은 것. 한 시간씩, 한 일씩.
셋째, "도움". 혼자 버티지 않는다. 가족, 친구, 전문가.
넷째, "쉼". 버티다 지치면 쉰다. 죄책감 없이.
다섯째, "칭찬". 오늘 버텼다. 잘했다. 자신에게.
여섯째, "희망". 지옥도 끝이 있다. 계속 가면 나온다.
일곱째, "포기 안 함". 무너져도 다시 일어선다. 버티기를 포기하지 않는다.
🌟 오늘의 약속
눈을 감으며 다짐했다. 오늘 버텼다. 완벽하지 않았다. 달리기도 못 했다. 하지만 무너지지 않았다. 출근했다. 일했다. 가족과 있었다. 글 썼다. 버텼다. 내일도 버틴다. 처칠처럼. 계속 간다. 버티는 용기, 그것이 48세 가장의 삶이니까.
내일도, 나는 버틸 것이다.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멋지지 않아도. 힘들어도. 버틴다.
계속 간다.
그것이 나의 용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