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다반사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
SSODANIST
2026. 11. 2.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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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있는 시간이 생기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조용히 멀리를 바라본다.
야외가 아니라면 숨소리까지 느끼며 조용히 책을 읽는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말은 이상하다.
눈은 뜨고 있고 숨은 쉬고 있으니 완전히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다만 무언가를 이루려 하지 않을 뿐이다.
그래서 이 시간은 할 일 목록에 적히지 않는다.
멀리 바라보는 일은 가까운 것에서 눈을 떼는 일이다.
가까이 있는 것들은 대개 해결을 요구한다.
먼 곳은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는다. 요
구받지 않는 풍경 앞에서는 생각도 서두르지 않는다.
책을 읽는 시간에는 숨소리까지 느껴진다.
글을 따라가면서 동시에 내 숨을 따라간다.
읽는 일과 숨 쉬는 일이 같은 속도로 흐른다.
물론 혼자 있는 시간이 늘 평화롭지는 않다.
조용함이 편안함이 아니라 허전함으로 느껴지는 때도 있을 것이다.
혼자라서 좋다는 말이 모든 사람에게, 모든 날에 맞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이 시간을 거창하게 만들 필요도 없다.
충전이나 성찰 같은 이름을 붙이면 또 하나의 해야 할 일이 된다.
이름 없이 두는 편이 이 시간에는 어울린다.
채우지 않아도 되는 시간이 하루에 조금이라도 있다는 것은 작지 않은 일이다.
바쁨의 반대말이 게으름만은 아니다. 때로는 그냥 고요함이다.
고요함은 비어 있는 것이 아니라, 아무것도 덧붙이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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