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다반사
아 가을이구나
SSODANIST
2026. 10. 19.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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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먹고 양재천 메타세쿼이아 숲 근처의 카페 테라스에서 커피를 한 잔 했다. 자리에 앉아 사람들을 보다가 문득 생각이 들었다. 아, 가을이구나.
계절은 달력보다 먼저 사람에게 오는 것 같다. 입추가 지났다고 가을인 것이 아니다. 사람들의 옷차림이 달라지고, 카페 안 아이스커피의 비율이 달라질 때 비로소 가을이 느껴진다.
옷차림에는 계절이 먼저 닿아 있다. 기온 숫자를 확인하기도 전에 몸이 먼저 아는 것들이 있다. 오늘은 카페 안의 옷차림들이 그것을 알려 주었다.
커피잔도 마찬가지다. 누가 정한 것도 아닌데 사람들의 선택이 모이면 계절의 모습이 된다. 각자의 취향이라고 여겼던 것들이 사실은 계절의 흐름과 함께 움직이고 있었던 것이다.
계절을 놓치는 것은 게을러서가 아니다. 하루를 살아내느라 바쁜 날에는 계절이 배경처럼 지나가기도 한다. 누구에게나 그런 계절이 있다.
그런 날들이 있기에 문득 알아차리는 순간이 반갑다. 옷차림과 커피잔을 보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는다. 다만 마음이 잠시 멈춰 서면 될 뿐이다.
계절이 바뀌는 자리를 알아차리면 하루는 조금 느려지는 것 같다. 빠르게 지나가는 날들 사이에서 잠시 멈추는 일은 멀리 가지 않아도 된다. 지금 여기를 보는 것으로 충분하다.
가을은 소리 내어 오지 않는다. 옷차림으로 오고, 커피잔으로 온다. 오늘은 그 가을이 내게도 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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