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다반사

별 보고 출근하고, 달 보고 퇴근하고

SSODANIST 2026. 10. 7.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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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첫 월급을 받고 무엇을 했는지 생각해보려니, 월급보다 먼저 떠오르는 것이 있다.

별 보고 출근하고 별 보고 퇴근하던 날들이다. 한동안은 바빠서 통장을 확인할 틈도 없었다. 첫 월급의 기억을 꺼내려 했는데, 빨간 내복 선물이나 용돈이 떠오를 줄 알았는데 그 시절의 하루가 먼저 나왔다.

월급은 일한 시간을 돈으로 바꾸어놓는다. 하지만 통장에 찍힌 숫자로는 그 시간을 다 설명할 수 없다. 아직 어두울 때 나가서 다시 어두워진 뒤 돌아오는 생활. 내게는 첫 월급보다 그 하루의 길이가 더 선명하게 남아 있다.

사원으로 시작해 이십 년 넘게 일했고, 지금은 전문경영인의 자리에 있다. 그때와 지금을 이어 생각하면, 오래 일했다는 말 안에는 참 많은 하루가 들어 있다. 다만 그 하루들을 모두 성실함이나 열정이라는 말로 묶고 싶지는 않다. 바빴다는 사실과 잘 배웠다는 평가는 다른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의 자리에서는 누군가의 바쁜 모습을 볼 때 한 번 더 생각하려 한다. 일이 많아서 늦는 것인지, 일이 익숙하지 않아서 늦는 것인지, 혼자 감당할 수 없는 몫을 맡고 있는 것인지. 늦게까지 남아 있다는 모습만 보고 그 사람의 태도부터 평가하지 않는 것이 먼저다.

물론 일이 몰리는 때는 있다. 처음 배우는 일에는 시간이 더 걸리고, 책임을 맡으면 편한 시간만 골라 일할 수도 없다. 힘든 시간을 지나며 얻는 경험도 있다. 내가 겪었던 시간을 전부 쓸모없었다고 말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 시간을 지나왔다고 해서 후배도 똑같이 지나와야 하는 것은 아니다. 나도 그렇게 했다는 말은 경험을 나누는 말이 될 수도 있지만, 지금의 어려움을 그냥 견디라는 말이 될 수도 있다. 내 기억이 다른 사람의 하루를 더 길게 만드는 근거가 되어서는 안 된다.

지금 첫 월급을 받는 후배에게는 잠깐이라도 통장을 들여다보라고 말하고 싶다. 액수가 크든 작든, 자신이 일한 대가를 확인할 시간은 있었으면 한다. 그리고 그 돈을 벌기 위해 보내는 하루도 함께 살펴봤으면 한다. 일을 익히는 중인지, 그저 지쳐가고 있는지 혼자 판단하기 어렵다면 누군가에게 물어도 좋다.

별 보고 출근하고 별 보고 퇴근했던 날들은 내게 남아 있다. 그렇다고 그 생활이 후배에게까지 이어지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내가 견딘 시간을 기억하는 일과, 다음 사람의 시간을 지켜주는 일은 함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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