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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7 비즈니스 트렌드 _ 가장 합리적인 수익 극대화의 출발점

SSODANIST 2026. 10. 7.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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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027 비즈니스 트렌드

부제: 가장 합리적인 수익 극대화의 출발점 
저자: 권기대

출판: 베가북스

출간: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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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7 비즈니스 트렌드 | 권기대

매년 주요 산업을 분석하고 투자의 기회와 위기를 전망해온 『비즈니스 트렌드』 시리즈가 4년째를 맞이했다. 해를 거듭할수록 전문가와 일반 독자들의 지지와 성원이 늘어나는 가운데, 다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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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강물 위에서, 나는 어디에 배를 댈 것인가

9월 말 서점에 갔다. 아직 낮에는 반팔을 입는데, 매대에는 벌써 '2027'이 깔려 있었다. 트렌드 책이 나오는 시기가 해마다 조금씩 당겨진다. 달력보다 시장이 먼저 움직인다는 얘기다. 솔직히 트렌드 책에는 피로감이 좀 있다. 연말마다 그럴듯한 신조어를 지어 붙이고, 1년 뒤면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키워드들. 그런데 이 책은 결이 좀 달라 매년 보고 있다. 키워드가 아니라 섹터를 말하고, 유행어 대신 돈이 흘러가는 길을 짚는다.

저자가 꼽은 2027년의 리딩 섹터는 일곱 개다. 반도체, 에너지, 방산, 조선, 바이오, 피지컬 AI, 배터리. 처음엔 남의 동네 이야기겠거니 했다. 식자재 회사 대표에게 HBM이나 MASGA가 무슨 상관이 있을까. 그런데 페이지를 넘길수록 생각이 바뀌었다. 원전과 전력기기를 '에너지'로 묶고, 그것을 반도체와 한 줄의 가치사슬로 꿰어내는 대목에서 아차 싶었다. 산업은 따로 놀지 않는다. 전력이 데이터센터를 돌리고, 데이터센터가 AI를 키우고, AI가 몸을 얻으면 피지컬 AI가 된다. 그 로봇이 가장 먼저 일하게 될 현장 중 하나가 물류센터, 그것도 냉장·냉동 창고다. 남의 동네 얘기인 줄 알았는데, 결국 우리 업의 문 앞까지 이어져 있었다. 월스트리트의 숫자와 산업 현장을 함께 겪은 저자의 이력이 빛나는 지점이다.

헤라클레이토스는 같은 강물에 두 번 들어갈 수 없다고 했다. 이 책의 전제도 비슷하다. 경제는 하나의 흐름이고, 그 흐름의 다른 이름이 트렌드라는 것이다. 즉 강물은 계속 흐르니까 트렌드 책의 유효기간은 길어야 1년이다. 그래서 저자가 해마다 9월이면 판을 새로 짜는 게 오히려 정직하게 느껴졌다. 작년의 전망을 스스로 고쳐 쓰는 용기, 억지로 만든 키워드 책들과 다른 점은 바로 거기에 있었다.

책을 덮고 나니 자연스럽게 내 업이 보였다. 식자재 유통은 60조 원이 넘는 시장인데, 아직도 상당 부분이 전화와 카톡, 외상 장부로 굴러간다. 그런데 이 오래된 강에도 물살이 빨라지고 있다. 대표적인 식자재 오픈마켓의 거래액이 불과 3년 만에 열 배 넘게 뛰었고, 업계 1위 유통사는 그 플랫폼의 최대주주가 됐다. 급식·식자재 업계에서는 조 단위 인수합병이 이어지고, 이커머스 쪽에서는 신선식품 강자들끼리 손을 잡는다.

합종연횡(合從連衡). 라스트 마일에 있을때도 자주 쓰던 말인데 원래는 전국시대 이야기다. 소진은 약한 여섯 나라를 세로로 묶어 강한 진나라에 맞섰고, 장의는 그 나라들을 하나씩 진나라와 가로로 엮어 동맹을 무너뜨렸다. 2천 년이 지난 지금, 식자재 시장에서 똑같은 장면이 펼쳐지고 있다. 물류를 가진 자와 플랫폼을 가진 자, 데이터를 가진 자와 고객을 가진 자가 서로를 찾고 있다.

내가 보는 2027년의 식자재 시장은 이렇다. 첫째, 온라인 B2B 침투가 한층 빨라진다. 외식업 사장님들의 세대가 바뀌면서 앱으로 발주하는 게 '새로운 방식'이 아니라 '기본값'이 된다. 둘째, AX가 편의의 문제에서 원가의 문제로 넘어간다. AI 수요예측으로 폐기를 줄이는 것, 그게 곧 이익이 되는 업이 식자재다. 셋째, 혼자서 다 가진 회사는 없다. 그러니 결합은 피할 수 없다. 다만 소진의 합종이 결국 깨졌다는 사실은 기억해 둘 만하다. 이해관계만으로 묶인 동맹은 오래가지 못한다. 결국 누구와 손을 잡느냐보다 무엇을 들고 테이블에 앉느냐가 더 중요해질 것이다.

아쉬운 점도 있다. 일곱 개 섹터가 모두 수출 중심의 중후장대 산업이고 자본시장의 언어로 쓰였다. 내수와 소비, 유통과 식품은 빠져 있다. 투자서라는 정체성을 생각하면 당연한 선택이지만, 대다수 독자의 일터는 그 바깥에 있다. 띠지와 소개 문구의 '수익 극대화', '부의 기회 선점' 같은 표현도 본문의 차분한 분석보다 한 톤 높게 들린다. 448쪽 분량에 기업 이름이 촘촘하게 등장하니 비전공자라면 중반쯤에서 숨이 좀 찰 수도 있다. 그래도 해마다 자기 전망을 시험대에 올리는 저자의 태도는 그런 아쉬움을 상쇄하고도 남았다.

읽기를 마치고 세 가지를 적었다. 하나, 남의 섹터 이야기를 내 업의 언어로 번역해서 읽을 것. 둘, 우리 회사가 가진 '데이터'가 정확히 무엇인지 다시 물을 것. 셋, 손잡을 상대를 찾기 전에, 우리가 내놓을 수 있는 것부터 정리할 것.

강물은 멈추지 않는다. 트렌드 책은 지도일 뿐 배가 아니다. 노는 결국 내가 저어야 한다. 그래도 지도 한 장 없이 강에 나서는 것보다는, 해마다 새로 그린 지도를 품에 넣고 나서는 편이 훨씬 든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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