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멤버 기고글

한 번 만났을 뿐인데...

SSODANIST 2026. 8. 21.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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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만났을 뿐인데, 왜 그 사람만 기억에 남을까요]

직장 생활을 오래 하다 보면 이상하게 오래 남는 얼굴들이 있습니다. 프로젝트를 함께 뛴 것도 아니고, 딱 한 번 스친 인연인데도 몇 년이 지난 지금까지 문득 떠오르는 사람들이죠. 처음엔 그게 왜 그런가 싶었습니다. 실적이 외모가 뛰어나서도 아니고, 말을 유독 잘해서도 아니었으니까요. 곰곰이 되짚어보니 답은 늘 같은 자리에 있었습니다. 바로 첫인사였습니다.

명함을 두 손으로 공손히 건네며, 눈을 맞추고, 얼굴 가득 웃음을 띠던 그 짧은 순간. 회의실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그 표정을 마주하면 이상하게 마음이 놓였습니다. 그날 안건이 무엇이었는지는 잊어도, 그 3초의 인사는 좀처럼 잊히지 않더군요. 그리고 그 기억 뒤에는 늘 작은 반성이 따라붙었습니다. '나는 왜 저렇게 하지 못했을까.'

우스운 건, 이게 대단한 스킬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화려한 프레젠테이션도, 값비싼 접대도 아닙니다. 두 손과 눈빛, 그리고 표정 근육 몇 개면 충분합니다. 그런데 이 사소한 태도 하나가 실제로는 엄청난 무게를 지닙니다. 어떤 계약은 이 3초 덕분에 성사되고, 어떤 관계는 이 3초가 없어서 조용히 끝나기도 합니다. 다들 "첫인상이 중요하다"고 말은 하면서도, 정작 그 첫인상이 구체적으로 무엇으로 이루어지는지는 잘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첫인상은 대단한 스펙이 아니라, 이런 손끝의 습관에서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탁월함을 두고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반복적으로 행하는 것 그 자체다. 그러므로 탁월함은 행위가 아니라 습관이다." 예의도 다르지 않습니다. 어쩌다 한 번 예의 바른 사람이 되는 게 아니라, 명함을 두 손으로 건네는 그 동작을 수백 번 반복한 사람이 결국 '예의 바른 사람'이 되는 것이겠죠. 재능의 영역이 아니라 반복의 영역이라는 뜻입니다. 그러니 지금부터 시작해도 결코 늦지 않았다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공자 역시 비슷한 말을 남겼습니다. 예(禮)란 거창한 격식이 아니라 상대를 대하는 마음이 몸짓으로 드러난 것이라고요. 결국 예의는 마음가짐의 증거물인 셈입니다. 명함을 한 손으로 휙 던지듯 건네는 사람과, 두 손으로 눈을 맞추며 건네는 사람의 마음이 정말 같을까요. 상대는 그 차이를 정확히 느낍니다. 말로 설명하지 못해도, 몸이 먼저 아는 법이니까요.

그래서 늦었지만 저도 이제 좀 실천해보려 합니다. 명함을 건넬 때 두 손을 쓰는 것. 상대의 눈을 피하지 않는 것. 인사말 한마디에 표정을 담는 것. 돈이 드는 일도 아니고, 특별한 재능이 필요한 일도 아닙니다. 그저 오늘 만나는 사람에게 3초의 정성을 들이는 일입니다. 그 3초가 쌓이면 언젠가 저도 누군가의 기억 속에 '이상하게 오래 남는 사람'으로 남을지 모릅니다. 대단한 커리어 전략이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가장 사소한 것이 결국 가장 오래 가니까요.
그 사소함도 실력인것 같은 하루가 지나갑니다.
오늘 하루도 고생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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