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멤버 기고글

늘 분주한 사무실을 20년간 보며

SSODANIST 2026. 8. 21.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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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로 일하는 사람, 가짜로 일하는 사람

조직에는 늘 두 부류의 사람이 있습니다. 일을 하는 사람과, 일을 하는 척하는 사람입니다. 멀리서 보면 둘은 거의 구분되지 않습니다. 둘 다 출근하고, 둘 다 회의에 들어가고, 둘 다 보고서를 씁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 결국 드러납니다. 진짜는 결과로 남고, 가짜는 흔적도 없이 사라집니다.

가짜로 일한다는 것은 게으름과 다릅니다. 오히려 가짜로 일하는 사람일수록 더 분주해 보입니다. 메일은 누구보다 빨리 보내고, 회의에서는 누구보다 많은 말을 하고, 매일 야근까지 합니다. 그런데 그 분주함의 끝에 무엇이 남았는지 물으면 대답이 궁색해집니다. 회의를 위한 회의, 보고를 위한 보고. 본질은 비어 있고 형식만 채워져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변화의 시기마다 가장 먼저 흔들립니다. 시스템이 바뀌면, 그동안 쌓아온 것이 아무것도 아니었음이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반면 진짜로 일하는 사람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다르게 움직입니다. 이 보고서가 누구를 위한 것인지, 이 결정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를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인정받지 못해도 크게 흔들리지 않습니다. 그들의 기준은 타인의 시선이 아니라 일 자체에 있기 때문입니다.

시대와 환경이 아무리 바뀌어도 진짜와 가짜의 구도만큼은 변하지 않습니다. 도구는 계속 바뀌었습니다. 타자기에서 컴퓨터로, 이제는 인공지능으로. 그러나 도구가 강력해질수록 그 차이는 오히려 더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가짜로 일하는 사람은 새로운 도구를 또 하나의 인상 관리 수단으로 쓰고, 진짜로 일하는 사람은 같은 도구로 본질에 더 깊이 다가갑니다. 도구는 차이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던 차이를 증폭시킬 뿐입니다.

그러니 지금 스스로에게 물어보시기 바랍니다. 나는 진짜로 일하고 있는가, 아니면 일하는 흉내를 내고 있는가. 이 질문은 누구도 대신 던져주지 않습니다. 오직 자기 자신만이 압니다.

가짜로 일해온 분들께 이 글이 자각의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늦지 않았습니다. 방향을 바꾸는 데 가장 좋은 시점은 언제나 지금입니다. 그리고 이미 진짜로 일해온 분들께는, 그 묵묵함이 결코 헛되지 않는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쌓아온 진심은 반드시 보이는 결과로 돌아옵니다. 시대가 아무리 변해도 변하지 않는 단 하나의 진실이 있다면 바로 이것입니다. 진짜는 결국 남고, 가짜는 결국 드러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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