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 뛰고 & 5분 글쓰고(100회 완결)

5분 글쓰고 5분 달리기를 마무리 하며

SSODANIST 2026. 3. 28.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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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 - 2025년 1월, 어느 겨울날

1년 전 겨울이었다. 처음 공황장애가 왔을 때를 기억한다. 지하철 안이었다. 갑자기 숨이 막혔다.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죽는 줄 알았다. 48년을 살면서 처음 느껴본 공포였다. 병원에 갔다. "공황장애입니다." 의사가 말했다. 약을 처방받았다. 먹었다. 조금 나아졌다.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은 아니었다. 언제 또 올지 모르는 두려움은 여전했다. 

회사를 다녀야 했다. 가족을 먹여 살려야 했다. 아내와 중학생 아들. 나는 이 집의 가장이었다. 무너질 수 없었다. 가족을 위해서라도 무너지면 안 됐다. 

하지만 무너지고 있었다. 천천히. 매일 조금씩. 출근길 지하철이 두려웠다. 사람들이 무서웠다. 회의 시간이 공포였다. 밤에 잠이 안 왔다. '내일 또 공황이 오면 어떡하지?'

2025년 여름까지 버텼다. 약을 끊었다. 의지로. 하지만 불안은 계속됐다. 가을이 됐다. 겨울이 왔다. 나는 점점 작아지고 있었다. 48세 가장이, 회사원이, 아버지가, 남편이.

 

선택 - 2025년 12월 8일

어느 날 아침, 거울을 봤다. 낯선 사람이 보였다. 초췌하고, 지치고, 두려움에 가득 찬. '이렇게 살 수는 없어.' 생각했다. '가족을 위해서라도. 나를 위해서라도. 뭔가 해야 해.' 큰 목표는 세울 수 없었다. "공황장애를 완전히 극복하겠다"는 너무 컸다. 멀었다. 불가능해 보였다. 작은 것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아주 작은 것.

5분 달리기. 5분 글쓰기 그게 전부였다. 매일 5분씩 달리고, 5분씩 쓰기.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5분은 짧으니까. 5분이면 할 수 있으니까. 왜 달리기였나. 몸을 깨우고 싶었다. 1년간 움츠러든 몸을. 공황으로 경직된 몸을. 달리면 깨어날 것 같았다. 아침마다. 5분씩.

 

왜 글쓰기였나. 하루를 돌아보고 싶었다. 그냥 흘려보내지 않고. 기록하고 싶었다. 내가 버티고 있다는 것을. 살아있다는 것을. 매일 밤. 5분씩. 100일을 목표로 잡았다. 12월 8일부터. 왜 100일인가. 아기가 태어나면 백일잔치를 한다. 새 생명의 첫 100일을 축하하며. 나도 새로 태어나고 싶었다. 100일 후. 공황장애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으로.

 

여정 - 2025년 12월 8일 ~ 2026년 3월 17일

첫날은 어색했다. 5분을 뛰는 것조차 힘들었다. 30초 만에 숨이 찼다. 걸었다. 다시 뛰었다. 30초. 또 걸었다. 5분이 영원 같았다. 하지만 해냈다. 첫 5분.

첫 글도 어색했다. 뭘 써야 할지 몰랐다. 그냥 썼다. 오늘 5분 뛰었다고. 힘들었다고. 내일도 하겠다고. 5분이 금방 지나갔다. 하지만 기록됐다. 첫 글.

둘째 날, 셋째 날, 넷째 날. 계속했다. 5분씩 뛰고 5분씩 썼다. 쉽지 않았다. 추운 겨울 아침 이불을 박차고 나가는 것. 피곤한 밤 노트를 펼치는 것. 하지만 했다. 매일.

일주일이 지났다. 조금 익숙해졌다. 5분 달리기가 덜 힘들었다. 1분 정도는 쉬지 않고 뛸 수 있었다. 글도 조금 더 길어졌다. 10분, 15분. 하루를 돌아보는 시간이 소중해졌다.

 

2주가 지났다. 루틴이 됐다. 아침에 일어나면 달린다. 밤에 자기 전에 쓴다. 자동으로. 생각 없이. 그게 좋았다. 생각하지 않아도 되니까. "할까 말까"를 고민하지 않아도 되니까.

한 달이 지났다. 크리스마스가 왔다. 새해가 왔다. 설날이 왔다. 계속 뛰었다. 계속 썼다. 가족이 응원했다. "아빠 대단해요." 아들이 말했다. "계속해." 아내가 말했다.

 

2개월이 지났다. 2월 말, 공황이 다시 왔다. 크게. 무서웠다. '끝났구나.' 생각했다. 하지만 아내가 함께 달려줬다. 손을 잡아줬다. 버텼다. 며칠 후 다시 달렸다. 다시 썼다. 포기하지 않았다. 3개월이 지나갔다. 봄이 왔다. 겨울에 시작한 달리기가 봄에도 계속됐다. 벌거벗은 나무에 잎이 돋았다. 나도 변했다. 5분이 7분이 됐다. 글이 30분이 됐다. 공황이 거의 사라졌다. 그리고 결국 100일째. 완성.

 

깨달음 - 달리기와 글쓰기의 의미

100일간 매일 아침 달렸다. 5분씩. 공원을. 그 5분이 하루를 바꿨다. 달리며 몸이 깨어났다. 잠에서, 불안에서, 두려움에서. 숨을 쉬었다. 깊게. 심장이 뛰었다. 살아있음을 느꼈다.

달리기는 몸만 깨운 게 아니었다. 마음도 깨웠다. 5분을 뛰고 나면 생각했다. '오늘도 할 수 있어. 5분을 뛰었으니까. 하루도 뛸 수 있어.' 작은 성공이 하루의 자신감이 됐다.

 

100일간 매일 밤 썼다. 5분씩. 노트에. 그 5분이 하루를 정리했다. 글을 쓰며 돌아봤다. 오늘 무엇을 했는지, 무엇을 느꼈는지, 무엇을 배웠는지. 그냥 흘려보내지 않았다. 기록했다.

글쓰기는 하루만 정리한 게 아니었다. 나를 정리했다. 공황과 싸우는 나, 가족을 사랑하는 나, 약한 나, 강한 나. 모든 나를 만났다. 글 속에서. 그리고  불완전한 나를 받아들였다.

 

달리기로 시작하고 글쓰기로 끝내는 하루. 100일간 그렇게 살았다. 그 루틴이 나를 지탱했다. 공황이 와도, 불안해도, 무너질 것 같아도. 아침에 달리고 밤에 썼다. 그러면 버틸 수 있었다.

 

변화 - 100일 전과 후

100일 전 나는 무너지고 있었다. 천천히. 공황장애에. 두려움에. 고립에. 48세 가장이 작아지고 있었다. 가족을 지켜야 하는데 나조차 지킬 수 없었다.

100일 후 나는 서 있다. 단단히. 완벽하지는 않다. 가끔 흔들린다. 불안이 온다. 하지만 쓰러지지 않는다. 다시 일어선다. 100일이 어떻게 버티는지 가르쳐줬다. 

 

몸이 변했다. 30초 달리기가 8분 달리기가 됐다. 숨이 덜 찬다. 다리가 덜 떨린다. 심장이 강해졌다. 100일간 5분씩 달린 결과다.

마음이 변했다. 공황이 99% 사라졌다. 불안이 관리된다. 두려움이 줄었다. 평화가 왔다. 조금씩. 100일간 5분씩 쓴 결과다.

관계가 변했다. 가족과 연결됐다. 깊게. 아내와 매일 대화한다. 아들과 매일 웃는다. 고립에서 연결로. 100일간 함께한 결과다.

삶이 변했다. 무거움에서 가벼움으로. 어둠에서 밝음으로. 절망에서 희망으로. 겨울에서 봄으로. 100일간 매일 조금씩 변한 결과다.

 

감사 - 100일을 함께한 사람들

아내에게 감사한다. 100일간 함께 버텨줘서. 공황이 다시 왔을 때 함께 달려줘서. 매일 저녁을 준비해줘서. "혼자 버티지 마"라고 말해줘서. 손을 잡아줘서. 믿어줘서. 사랑해줘서.

아들에게 감사한다. 100일간 응원해줘서. "아빠 대단해요"라고 말해줘서. 웃게 해줘서. "101일 하면 되잖아요"라고 말해줘서. 함께 자라줘서. 희망이 돼줘서. 이유가 돼줘서.

가족에게 감사한다. 100일간 지탱해줘서. 무너질 때 붙들어줘서. 함께 웃고 울어줘서. 평범한 저녁을 특별하게 만들어줘서. 포기하지 않은 이유가 돼줘서. 사랑해줘서.

그리고 나 자신에게도 감사한다. 100일간 포기하지 않아서. 매일 아침 일어나서 달려서. 매일 밤 노트를 펼쳐서. 공황과 싸워서. 흔들려도 다시 일어서서. 여기까지 와서.

앞으로 - 101일, 102일... 평생

100일이 끝났다. 하지만 삶은 계속된다. 내일 아침에도 일어날 것이다. 달릴 것이다. 5분, 아니 그 이상. 저녁에도 앉을 것이다. 쓸 것이다. 형식은 바뀌어도.

100일은 끝이 아니다. 구간 기록이다. 마라톤의 30km 지점. 많이 왔다. 하지만 아직 가야 한다. 101일, 102일, 200일, 1000일... 평생.

달리기는 계속할 것이다. 매일은 아니어도 자주. 몸을 깨우기 위해. 살아있음을 느끼기 위해. 아침 공원을 달리며 하루를 시작하는 것. 100일이 선물한 루틴이다.

 

쓰기도 계속할 것이다. 매일은 아니어도 자주. 하루를 돌아보기 위해. 나를 만나기 위해. 밤 노트를 펼치며 하루를 정리하는 것. 100일이 가르쳐준 습관이다.

가족과의 시간은 매일 계속할 것이다. 저녁 식사, 대화, 웃음. 함께 있는 것. 100일간 가장 소중했던 시간. 앞으로도 가장 소중할 시간.

공황장애와의 싸움도 계속될 것이다. 99% 회복했지만 완전하지는 않다. 가끔 불안이 올 것이다. 흔들릴 것이다. 하지만 괜찮다. 100일이 가르쳐줬다. 어떻게 버티는지. 어떻게 일어서는지.

 

마무리 - 100일 챌린지를 돌아보며

돌이켜보면 100일은 기적이었다. 작은 기적. 매일의 기적. 5분씩 쌓인 기적.

공황장애로 무너지던 48세 가장이 있었다. 가족을 위해서라도 자신을 지켜야 했던. 절박했던. 그가 작은 목표를 선택했다. 5분 달리기. 5분 글쓰기. 그게 전부였다.

100일간 매일 아침 달렸다. 5분씩. 몸을 깨웠다. 하루를 시작했다. 작은 성공을 만들었다. '오늘도 할 수 있어.'

100일간 매일 밤 썼다. 5분씩. 하루를 돌아봤다. 나를 만났다. 기록했다. '오늘도 버텼어.'

그렇게 100일이 지났다. 겨울에서 봄으로. 공황에서 회복으로. 고립에서 연결로. 절망에서 희망으로. 변했다. 조금씩. 매일.

100일은 끝났다. 하지만 새로 시작된다. 101일이. 그리고 102일이. 평생이. 나는 계속할 것이다. 달리고 쓰고 가족과 함께하는 것을. 100일이 가르쳐준 대로.

작은 목표였다. 5분 달리기, 5분 글쓰기. 하지만 그 작은 것이 나를 살렸다. 100일간. 앞으로도 살릴 것이다. 평생.


2026년 3월 28일 밤.

100일 챌린지를 마친 10일 후

노트를 덮는다. 100번째 글을 쓰고.

내일 아침 일어나면 112일째다.

또 달릴 것이다. 5분.

또 쓸 것이다. 5분.

가족과 함께할 것이다. 평생.

그렇게 살 것이다.

매일 5분 뛰고, 5분 쓰고.

하루를 깨우고, 하루를 돌아보며.

48세 가장의 작은 기적.

100일간 계속됐고.

평생 계속될.

작은 기적.

- 끝. 그리고 시작. -


"변화는 하루아침에 오지 않는다.

매일 5분씩 온다.

100일간 쌓이면 기적이 된다."

"나는 100일간 증명했다. 48세 가장도, 공황장애 환자도, 변할 수 있다는 것을. 작은 목표로, 매일 조금씩, 포기하지 않으면."

"100일은 끝났다. 하지만 삶은 계속된다. 나는 계속 달리고 쓸 것이다. 가족과 함께. 평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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