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5분 뛰고 5분 글쓰기_2026년 2월 25일 (수요일)_100가지 용기이야기 #80_흔들리는 용기_불안이 다시 올 때

- 날씨: 흐림, 수요일의 침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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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이상했다. 일어나자마자 가슴이 답답했다. '또 시작인가?' 심장이 조금 빠르게 뛰었다. 숨이 약간 짧아지는 느낌. 공황의 전조 증상. 1년 만에 익숙한 그 느낌. 아니, 6개월간 거의 없었던 그 느낌.
화장실 거울 앞에 섰다. 얼굴이 창백했다. "괜찮아. 그냥 불안이야. 공황 아니야." 스스로에게 말했다. 하지만 확신이 없었다. 80일을 왔는데. 거의 극복했다고 생각했는데. 다시 오는 건가.
출근길 지하철이 두려웠다. 예전에 공황이 자주 왔던 곳. 80일간 괜찮았는데 오늘은 달랐다. 사람들이 많았다. 숨이 막히는 것 같았다. '나가야 하나. 다음 역에서.' 하지만 참았다. 호흡에 집중했다. 6개월간 배운 것. 천천히, 깊게. 역 세 개를 견뎠다. 회사에 도착했을 때 등에 땀이 흐르고 있었다.
회의 시간, 집중이 안 됐다. 머릿속이 복잡했다. '왜 오늘 다시 오는 거지?', '극복한 거 아니었나?', '다시 원점인가?', '약을 다시 먹어야 하나?'. 팀장이 내 이름을 불렀다. "의견이 어때?" 멍하니 있었다. "죄송합니다. 다시 한번 말씀해주시겠어요?" 동료들이 나를 봤다. 부끄러웠다.
점심은 혼자 먹었다. 식욕이 없었다. 억지로 몇 술 떠넣었다. 노트를 꺼냈다. 떨리는 손으로 적었다. "80일째. 공황 증상이 다시 왔다. 왜? 뭐가 문제지? 80일을 헛되이 산 건가? 다시 처음부터인가?"
저녁, 집에 와서 아내에게 말하지 못했다. 걱정할까 봐. 아들에게도 말하지 못했다. 약한 아빠로 보일까 봐. 혼자 방에 앉아 있었다. 가슴이 답답했다. 80일간 쌓은 것이 하루 만에 무너지는 것 같았다. 무섭다. 정말 무섭다.
밤, 노트 앞에 앉았다. 글을 써야 한다. 80일째니까. 하지만 무슨 용기를 쓴다는 건가. 오늘 나는 용기가 없었다. 공황 앞에서 떨었다. 그래도 쓴다. 떨리는 손으로. 흔들리는 용기. 불안이 다시 와도 무너지지 않으려는 용기. 완벽하게 극복한 게 아니라는 걸 인정하는 용기. 그래도 내일 또 일어날 용기. 48년을 살면서, 80일을 버텨서 이제 안다. 흔들려도 괜찮다는 것을. 다시 일어서면 되니까. 아마도.
🌱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 "과정은 직선이 아니다"
밤, 퀴블러 로스의 책을 펼쳤다. 죽음과 애도의 5단계를 연구한 정신과 의사. 그녀가 강조한 것. "The stages are not linear (단계들은 직선적이지 않다)." 부정, 분노, 협상, 우울, 수용. 이 단계들은 순서대로 오지 않는다. 왔다 갔다 한다. 앞으로 갔다가 뒤로 가기도 한다.
회복도 그렇다. 직선이 아니다. 좋아졌다가 나빠지기도 한다. 80일간 좋아졌다. 하지만 오늘 나빠졌다. 그게 정상이다. 실패가 아니다. 과정이다. 하지만 머리로 아는 것과 가슴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다르다. 오늘 가슴은 공황했다. "다시 원점이야."
책에서 그녀는 이렇게 썼다. "좋아졌다가 나빠지는 것은 실패가 아닙니다. 치유의 과정입니다. 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는 것입니다." 48세의 나는 오늘 포기하고 싶었다. 80일이 무슨 소용인가. 다시 왔는데.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아직. 이 글을 쓰고 있으니까.
💪 극복했다고 착각했던 것들
노트를 펼쳐 솔직하게 적었다. 착각했다. 공황장애를 극복했다고. 80일간 증상이 거의 없었으니까. 약도 6개월 전에 거의 끊었으니까. 매일 달렸으니까. 매일 글 썼으니까. '나 이제 괜찮아.' 착각이었다.
공황장애는 사라지는 게 아니었다. 관리하는 것이었다. 평생 함께 가야 하는 것이었다. 80일간 잘 관리했다. 하지만 오늘 방심했나 보다. 스트레스를 과소평가했나 보다. 20일 남았다는 압박감을. 3월이 다가온다는 불안을. 100일 이후가 두렵다는 것을.
1년 전 처음 공황이 왔을 때도 그랬다. "일시적이야, 곧 나아질 거야." 6개월간 안 나았다. 이번에도 그럴까. 80일을 왔는데 다시 6개월을 고생해야 하나. 무섭다.
🏃♂️ 오늘의 달리기 - 떨리는 발걸음
오늘 아침 달리기는 지옥이었다. 7분을 뛰어야 하는데 몸이 거부했다. '오늘은 쉬자. 컨디션이 안 좋아.' 하지만 나갔다. 80일간의 습관이 나를 끌어냈다.
뛰기 시작했다. 1분도 안 돼서 숨이 찼다. 다리가 무거웠다. 머리가 복잡했다. '오늘 공황 증상이 왔어', '다시 시작인가', '80일이 무슨 소용이야'. 3분째 멈추고 싶었다. 하지만 계속 뛰었다. 느리게. 힘들게. 그래도 뛰었다.
7분을 채웠다. 평소보다 훨씬 힘들었다. 벤치에 주저앉았다. 숨이 거칠었다. 눈물이 날 것 같았다. "80일을 왔는데. 왜 이렇게 힘들어. 언제까지 이래야 해."
하지만 뛰었다는 것. 그것만은 사실이다. 완벽하게는 못 뛰었지만. 힘들었지만. 그래도 뛰었다. 80일째. 그것도 용기다. 흔들리면서도 계속하는 것.
🌙 저녁의 솔직한 두려움
밤 9시, 노트에 "오늘의 공황"을 적었다.
증상:
- 아침에 가슴 답답함
- 심장 빨라짐
- 지하철에서 숨 막힘
- 회의 중 집중 안 됨
- 하루 종일 불안
원인 (추측):
- 20일 남았다는 압박감
- 3월이 다가온다는 불안
- 100일 이후가 두렵다는 것
- 완벽하게 극복했다는 착각
- 최근 수면 부족
대처:
- 호흡 연습 (했다)
- 달리기 (힘들었지만 했다)
- 글쓰기 (지금 하고 있다)
- 약은 먹지 않았다 (아직)
두려움:
- 다시 원점인가
- 80일이 헛수고인가
- 약을 다시 먹어야 하나
- 100일을 채울 수 있을까
- 평생 이렇게 살아야 하나
적으면서 눈물이 났다. 무섭다. 정말 무섭다. 80일을 버텼는데 하루 만에 무너지는 것 같아서. 하지만 글은 썼다. 80일째. 떨리는 손으로. 그것도 용기다.
☕️ 48세, 완벽하지 않은 회복
침대에 누워 생각했다. 착각했다. 회복이 직선이라고. 꾸준히 좋아지기만 한다고. 80일간 거의 증상이 없었으니 다 나았다고. 하지만 틀렸다. 회복은 곡선이다. 좋아졌다가 나빠지기도 한다.
오늘 나빠졌다. 많이. 1년 전만큼은 아니지만 무섭긴 마찬가지다. 하지만 1년 전과 다른 게 있다. 80일간 배운 것이 있다. 호흡법, 달리기, 글쓰기, 가족. 이것들이 나를 붙잡아줬다. 완벽하게는 아니지만.
20일이 남았다. 이렇게 흔들리면서 20일을 버틸 수 있을까. 모르겠다. 하지만 내일 또 일어날 것이다. 80일을 왔으니까. 20일도 갈 수 있다. 아마도. 떨리면서도.
✨ 흔들릴 때 하는 법
노트에 실천 방법을 적었다.
첫째, "인정하기". 오늘 안 좋았다. 인정한다. 숨기지 않는다.
둘째, "비난하지 않기". 내 잘못이 아니다. 과정이다.
셋째, "계속하기". 안 좋아도 달린다. 쓴다. 포기하지 않는다.
넷째, "도움 청하기". 혼자 버티려 하지 않는다. 필요하면 가족에게, 의사에게.
다섯째, "작게 하기". 7분이 힘들면 5분. 5분이 힘들면 3분. 멈추지만 않으면 된다.
여섯째, "자기 연민". 오늘 힘들었다. 수고했다. 일
곱째, "내일 다시". 오늘 망쳐도 내일 다시 시작하면 된다.
🌟 오늘의 약속
눈을 감으며 다짐했다. 오늘 흔들렸다. 많이. 무서웠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달렸다. 글 썼다. 80일째. 완벽하지 않았다. 하지만 했다. 내일도 할 것이다. 흔들려도. 떨려도. 흔들리는 용기, 그것도 용기니까.
내일도, 나는 일어날 것이다.
흔들려도. 떨려도. 공황이 와도. 80일을 왔다. 20일도 간다.
완벽하게는 못 해도. 흔들리면서라도. 그것이 진짜 용기니까.